카톡으로 문자가 왔다. “홍 작가님~ 발간한 소설 ‘평행선’을 시간 나실 때 3권만 갖다 주실 수 있을까요?”
작가에게 있어 이처럼 즐거운 얘기가 또 있을까. 정말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라는 느낌이 밀물로 다가왔다. 그 문자를 보낸 분은 단골로 가는 식당의 사장님이었다. 어제는 평소 아끼는 후배를 그 식당에서 만났다.
가는 길에 사장님이 주문한 책을 갖고 갔음은 물론이다. 책을 받은 사장님께서는 즉석에서 현금으로 셈을 치렀다. 그도 부족했던지 선물로 받았다며 전통주 명인이 담근 술을 주셨다.
덕분에 후배와 나는 더 기분 좋게 취할 수 있었다. 어제 내 책을 다시금 구입한 사장님께서는 그동안 내가 출간한 책 여섯 권을 빠짐없이 구입하신 분이다.
또한 거개의 사람들처럼 달랑 한 권만 구매하는 게 아니라 여러 권을 구입하여 주변 도서관이나 지인에게도 나눠주시곤 했다. 따라서 작가로선 그야말로 천군만마의 응원군이 아닐 수 없(었)다.
사장님이 중간에 전화를 받은 뒤 볼 일이 있다며 식당 밖으로 나가시자 후배가 물었다. “저도 선배님처럼 책을 내고 싶은데 그러자면 무엇부터 해야 되나요?” 나는 지체 없이 답했다.
“당연히 책을 많이 봐야지. 그래야 ‘독서의 힘’으로 집필도 할 수 있는 거니까.” 독서는 사람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며, 다음과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
먼저 지식과 정보 습득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다. 독서는 어휘력을 향상과 상상력 증진, 사고력 제고에도 그만이다. 정서 안정과 소통 능력 발달, 자기계발의 도움 등은 부수적 보너스다.
혹자는 “나는 책 볼 시간이 없어서”라며 불독(不讀)의 이유로 둘러댄다. 그런 핑계는 “나는 책만 보면 졸려”라는 변명과 궤를 같이 한다. 그래서 하는 얘기인데 적우침주(積羽沈舟)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새의 깃이라도 쌓이면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을 담고 있다. ‘작은 물건이라도 꾸준히 모으면 나중에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이와 비슷한 속담이 ‘티끌모아 태산’이며 비슷한 사자성어에는 우공이산(愚公移山), 마부작침(磨斧作針), 수적천석(水滴穿石), 노적성해(露積成海), 군경절축(群輕折軸)이 있다.
따지고 보면 독서도 노력이다. 사람들은 노력의 대가와 진가를 모두 안다. 하지만 정작 그 독서로의 몰입과 노력을 모르는 척 할 뿐이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빗방울은 단단한 바위도 뚫을 수 있다. 한 곳을 향해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면 그 어떤 것도 뚫는다. 이건 자연법칙이다. 마침맞게 지금 밖은 겨울비가 내리고 있다.
■ 우공이산(愚公移山): ‘우공(愚公)이 산을 옮긴다’는 말로, 남이 보기엔 어리석은 일처럼 보이지만 한 가지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목적을 달성(達成)할 수 있다는 뜻.
■ 마부작침(磨斧作針):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끈기 있게 노력하면 이룰 수 있음을 비유하는 말.
■ 수적천석(水滴穿石):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뜻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
■ 노적성해(露積成海): ‘이슬방울이 모여서 바다를 이룬다’는 뜻으로, 작은 노력들이 모여 큰 꿈을 이룰 수 있음을 이르는 말.
■ 군경절축(群輕折軸) : ‘가벼운 것도 많이 모이면 수레의 굴대를 부러뜨린다’는 뜻으로, 작은 힘이라도 뭉치면 큰 힘이 됨을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