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 경영대학원 ‘와인의 이해’ 특강 열기 후끈

와인은 글로벌 문화다

2022-06-19     홍경석 시민기자
한남대학교

 

초대를 받았다. 클래식이 럭셔리한 분위기를 돋우는 것도 모자라 고급 와인이 나왔다. 그것도 소믈리에가 일일이 게스트의 잔에 따라주는 극진한 성의라니! 2년 이상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의 실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식당과 주점의 강제된 영업시간 준수를 피해 ‘홈술’과 ‘혼술’ 문화가 자리 잡았다. 코로나 전, 직장의 회식 때는 늘 고주망태로 어찌어찌 귀가했던 술꾼 남편도 마음을 고쳐먹었다.

 

장기간의 코로나 기간에는 집에서 아내와 와인을 즐기는 애처가 마니아로 환골탈태했다. 전국의 대한민국 아내들이 환호했다. 국내 와인 시장의 급성장세가 눈부시다. 지난해 연간 와인 수입액은 5억 5,981만 달러(약 7,200억 원)로 전년 대비 68%나 증가했다.

 

요즘 신혼부부들에게 가장 만족도가 높은 가전제품은 와인셀러(wine cellar)라고 한다. 집에서 와인을 즐기는 ‘홈술족’의 트렌드 급증 덕분이다. 와인셀러란 와인을 최적의 상태로 보관하는 일종의 저장소(냉장고)를 말한다.

 

가전 삼신기(로봇청소기·식기세척기·건조기) 자리를 와인셀러가 넘보고 있는 가운데 ‘와인의 이해’ 특강이 열려 관심이 폭발했다. 6월 17일 오후, 한남대학교 캠퍼스타운 2층에서 열린 한남대 경영대학원의 이날 키워드는 “와인은 글로벌 문화”였다.

 

소믈리에(sommelier) 자격증 소지자이자 전문가이기도 한 이은권 교수의 친절한 강의에 매료된 청중들은 처음 맛보는 각양각색의 세계 와인의 맛에도 흠뻑 젖어 들었다. 이은권 교수는 “우리 차 한잔할까?”라는 상대방의 제안은 “술 한 잔 할까?”와 동의어로 당신과 대화하고 싶다는 의중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아울러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말처럼 ‘와인은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면서 “세상에 있는 와인은 하늘의 별만큼 많지만 이를 골라 마시는 센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남대학교

 

또한 양조주와 발효주, 혼성주와 증류주의 차이까지 설명한 뒤 외국에 나간 한국 외교관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그들의 와인 문화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간파했다. 큰 의미에서 와인은 과실(포도)을 발효시켜 만든 알코올 함유 음료이다.

 

와인은 주조 과정에서 다른 술과는 달리 물이 첨가되지 않으면서도 알코올 함량이 적고, 유기산/무기질 등이 파괴되지 않은 포도 성분이 그대로 살아있다.

 

와인의 맛은 포도가 자란 지역의 토질, 기온, 일조시간, 강수량 등의 환경 요소와 재배 방법/양조법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자연의 선물, 시기별/지역별 다양한 맛과 향의 조화로 인류에게 큰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와인은 그래서 가격 또한 천차만별을 보인다.

한남대학교

 

‘와인의 이해’ 특강이 더욱 눈길을 끈 것은, 러시아의 침공을 맞아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산(産) 와인까지 시음할 기회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이 전쟁이 어서 끝나길, 그래서 우크라이나는 자유를 회복하고, 세계는 가파른 물가고에서 해방되길 소망했다.

 

빅토르 위고는 “신은 물을 만들었지만 인간은 와인을 만들었다”고 했던가. “드숑~” “마숑~”의 분위기까지 화기애애한 가운데 참석자들은 깊어가는 여름밤을 세계 각국의 다양한 와인과 벗하며 흥미진진, 아니 흥미진미(興味津味)의 흔들레판(밑바닥이 매우 무르고 질퍽하여 빠지면 나오기 어려운 진펄)에 더욱 빠져들었다. 청중들은 “이런 자리가 자주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를 이구동성으로 합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