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재 화백 (대전•세종 국전 초대작가) 세 번째 초대전 인파 북적

작품에서 심오한 느낌 흠뻑 음미할 수 있어

2024-06-11     홍경석 편집국장

명불허전의 정현재 화백이 세 번째 개인전을 시작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중앙대로 241 경상남도교육청 제2청사 갤러리에서 열린 <정현재 화백 세 번째 초대전>은 개막 첫날부터 축하 인파로 북적였다.

6월 7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정현재 화백 세 번째 초대전’은 10년 넘게 제작한 내공 넘치는 정현재 작가의 작품들이 사방 벽마다 겹겹이 세워져 있다. 캔버스 위에 얹혀진 다채로운 질료의 물성이나 붓과 나이프로 새긴 농익은 터치들에는 화가로서 걸어온 열정의 시간들이 오롯이 스며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특정 주제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작업 방식이다. 풍경에서 정물에 이르는 주제,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형식들을 일견하면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의심하게 될 정도다.

뒤늦게 화업의 길에 들어서면서 미술사의 다양한 표현 방식들에 매혹된 결과일 것이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다채로운 주제와 형식들을 동시에 수렴하는 나름의 의도가 없지 않을 터인지라, 우리는 그 의도를 작가가 선택한 제명에서 찾아보려 한다.

정현재 화백은 ‘당신의 시선으로’라는 제명을 줄곧 사용하고 있다. 흥미로운 화두다. ‘당신’이란 ‘어떤 사람’이라는 뜻을 지닌 호칭이다. 화자에 따라 당신은 ‘너’가 되기도 하고 ‘그’가 되기도 하고 ‘나’가 되기도 한다.

신분이나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모두를 포괄하는 인칭 대명사로 쓰이고 있어 뉘앙스도 풍성하다. 당신의 시선은 결국 우리 모두의 시선이자 각각의 개성적 시선이 되는 것이다.

경남교육청은 매년 상·하반기에 ‘조화로운 균형: 공존’이라는 주제로 중견, 청년 작가의 작품 전시회를 열고 있는데 이번에는 중견 작가 정현재의 작품 20점을 선보인다.

정현재 작가는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2018~2019년 연속 특선에 이어 2020년에는 서울시 의회 의장상을 받았다. 이 밖에도 아시아미술대전 우수상과 한국여성미술대전 대상 등을 받는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에는 지역 문화 예술인 발굴 프로그램의 하나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초대전을 열기도 했다. 정현재 작가는 어릴 적부터 화가의 꿈을 꾸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쉰이 넘은 중년의 나이에 국전 작가로서 인생 2막을 열었다.

그야말로 강인한 ‘인간 승리’를 오롯이 보는 듯하다. 슬픔, 고독, 치유, 성숙을 모두 아우르는 삶의 여정에서 나오는 감성을 여성 특유의 따뜻하지만, 중후한 색감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지난해 겨울 뉴욕에서 느낀 감성과 평소 추구하는 작업 과정의 우연성을 통한 비구상적 순수성을 추구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에서 독자는 심오한 느낌과 호흡까지 흠뻑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