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석 칼럼] 남의 흉을 보면 꼭 그 사람이 나타난다
“홍경석 작가가 다시 또 책을 낸다며?”
활인적선(活人積善)은 다른 사람을 살려서 덕을 쌓는 것을 의미하며, 사자성어로는 적선적덕(積善積德)과 유사한 의미를 갖습니다.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선한 행동을 많이 하면 복을 받고, 악한 행동을 많이 하면 벌을 받는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적선, 즉 선한 행동을 많이 쌓는 것은 개인의 이익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여겨졌습니다.
이러한 사상은 현재까지도 이어져 내려와, 많은 사람들이 적선을 실천하며 서로 돕고 사는 문화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자원봉사(자)라 하겠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숟가락 얹는 사람’과 ‘(다짜고짜) 밥 퍼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 알겠지만 ‘숟가락 얹는 사람’은 자신이 노력하지 않고 타인의 성과나 노력에 편승하려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입니다.
반면에 ‘밥 퍼주는 사람’은 타인을 배려하고 돕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입니다. 밥 퍼주는 사람은 숟가락 얹는 사람과는 달리 타인을 돕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행동은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밥 퍼주는 사람’의 실존 인물로 한신과 노파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사성어에도 쉬이 등장하는 일반천금(一飯千金)은 '밥 한 그릇의 은혜'라는 뜻으로, 조그만 은혜 또는 조그만 은혜도 잊지 않고 보답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중국 한나라의 개국공신 한신(韓信)의 고사에서 유래되었으며, ‘일반은’(一飯恩) 또는 ‘일반천금’이라고도 합니다. 한신은 젊은 시절에 때를 만나지 못하여 끼니를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할 정도로 불우하였습니다.
그는 한때 아는 정장의 집에서 신세를 진 일이 있었는데, 정장의 아내는 제 식구들만 챙겨 먹이고 한신에게는 밥을 주지 않았습니다.
정장의 집을 떠난 한신은 성 밖에서 물고기를 낚아 연명하였는데, 허탕을 치는 날이 많았습니다. 이를 보고 물가에서 빨래하는 노파가 그를 측은하게 여겨 밥을 먹여주었습니다.
한신은 고마운 마음에 "반드시 이 은혜를 갚겠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노파는 화를 내며 "대장부가 스스로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하니, 내 그대가 가엾어서 밥을 주는 것이지 어찌 보답을 바라겠느냐"라고 하였습니다.
나중에 한신은 유방이 항우를 멸하고 한나라를 일으키는 데 큰 공을 세워 초왕에 봉하여졌습니다. 봉토에 이른 한신은 예전의 빨래하는 노파를 찾아 실제로 천금의 사례를 하면서 극진히 대접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일곱 번째 신간 발매를 앞두고 마지막 교정을 보고 있습니다. 이번 저서에도 많은 사람이 등장하는데 여기엔 물론 ‘숟가락 얹는 사람 VS 밥 퍼주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활인적선(活人積善)과 친구 되는 말에 독목불성림(獨木不成林)이 돋보입니다. ‘홀로 선 나무는 숲을 이루지 못한다’는 뜻으로, 여럿이 힘을 합쳐야 일이 된다는 의미죠.
반면 남의 흉을 보면 꼭 그 사람이 나타나는 경우를 많이 경험하게 됩니다. 이를 일컬어 ‘담호호지 담인인지’(談虎虎至 談人人至)라고 합니다.
이는 ‘범도 제 소리 하면 오고 사람도 제 말 하면 온다’라는 뜻으로 그 자리에 없는 사람에 관한 말을 하면 공교롭게도 그 사람이 온다는 말로, 남에 관하여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말라는 뜻의 속담입니다.
따라서 그 사람이 없다고 욕을 하면 안 됩니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랬다고 흉을 보는 대신 기왕이면 칭찬을 하는 건 어떨까요?
“홍경석 작가가 다시 또 책을 낸다며? 남들은 평생 한 권의 책을 내기조차 망설이거나 힘들거늘 정말 대단해! 그래서 하는 말인데 오는 8월 10일 11시부터 유성 한진 오피스텔 23층 ‘베니스 라이브 레스토랑’에서 열리는 홍 작가의 출판기념회에 자네도 나랑 같이 가세나.”라고 하시는 건 어떨까요?
이 또한 저로서는 ‘활인적선’이자, 참 감사한 호기롭게 ‘밥 퍼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