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이사한 집에서 부자 되길
이사 가던 날
= “이사 가던 날 뒷집 아이 돌이는 각시 되어 놀던 나와 헤어지기 싫어서 장독 뒤에 숨어서 하루를 울었고 탱자나무 꽃잎만 흔들었다네 지나버린 어린 시절 그 어릴 적 추억은 탱자나무 울타리에 피어오른다
이사 가던 날 뒷집 아이 돌이는 각시되어 놀던 나와 헤어지기 싫어서 지나버린 어린 시절 그 어릴적 추억은 탱자나무 울타리에 피어오른다 이사 가던 날 뒷집 아이 돌이는 각시 되어 놀던 나와 헤어지기 싫어서 헤어지기 싫어서 헤어지기 싫어서” =
산이슬의 히트곡 [이사 가던 날]이다. 사는 곳을 다른 데로 옮기는 이사(移徙)는 여러 가지로 힘들다. 먼저, 이사는 많은 짐을 옮기는 작업이 필요하다.
가구, 박스, 전자제품 등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신체적으로 힘들다. 이사 준비, 포장, 청소, 정리 등 여러 단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로 인해 다른 일정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이전의 집과의 이별로 인해 감정적으로도 힘들 수 있다. 특히 오랜 시간 살았던 곳에서 떠날 때는 더욱 그렇다. 재정적 부담도 만만찮다.
이사 비용은 별도로 하더라도 특히 새로운 집의 보증금(전세일 경우), 공과금 이전 등으로 인해 경제적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사 후에는 행정적 절차도 밟아야 한다. 주소 변경, 전입신고, 각종 서비스 이전 등 행정적인 절차도 복잡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이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사실이다. 어제 서울 사는 딸이 이사를 했다. 하루 날을 잡아 아내와 상경하여 딸이 이사한 집을 구경할 요량이다.
마포에서 마포로 이사한 딸에게 “어제 이사하느라 힘들었지? 그나저나 이제 내년부터는 우리 손녀도 초등학생이 되는데 네이버로 지도 검색을 해보니 아파트 주변에 학교가 있더구나.”라는 문자를 보냈다.
딸 역시 반갑게도 인근에 초등학교가 많아서 학군에 만족한다고 했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적에는 얼추 십 리는 족히 넘는 거리를 걸어서 다녔다. ‘산 넘고 물 건너’의 험산준령은 아니었지만 학교 가는 길이 요즘 같은 겨울이면 꽤나 고생이었다.
빙판길에 넘어지기도 다반사였다. 그랬어도 막상 학교에 도착하면 신이 났다. 올 3월부터 나는 야간반 중학생으로 공부를 시작한다. 손녀는 내년부터 초등학생이 된다.
그러니까 나와 손녀는 학생 신분이 되는 것이다. 어쨌든 내가 떵떵거리는 부자였다면 이사하는 딸에게 럭셔리 급의 아파트를 하나 사서 주었으련만 그리 못하니 그저 마음이 시렸다.
그나저나 우리 손녀는 산이슬의 가요 [이사 가던 날]의 가사처럼 ‘뒷집 아이 돌이는 각시 되어 놀던 나와 헤어지기 싫어서’ 울지는 않았을까? 딸이 이사한 집에서 건강하고 부자까지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