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가 몸을 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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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가 몸을 벤다
  • 홍경석 편집국장
  • 승인 2025.02.0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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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과 점령군

설참신도(舌斬身刀)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는 뜻으로, 항상 말조심을 해야함을 일컫는 사자성어다. 조선의 10대 군주였던 연산군은 신하들에게 “혀는 몸을 베는 칼”이라고 했다.

몸을 벤다는 말은 죽는다는 의미다. 혀가 몸을 베는 칼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하고 또 조심하라는 뜻이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폭정에 반대를 하고 나서는 사람은 죽일 테니 입조심하라는 경고였던 것이다.

말은 입으로 나오기 전에 뇌를 거친다. 말속에는 말하는 이의 혼(魂)이 배어 있다. 내뱉은 말은 다시 되돌릴 수도 없고, 주워 담을 수도 없다. 입은 화의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口是禍門, 구시화문)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일구이언(一口二言)은 진작부터 소문이 났다. ‘노벨상과 점령군’은 최근에 회자되고 있는 대표적 일구이언이랄 수 있다. 반미주의자였던 자당 의원 박선원을 시켜 트럼프 노벨상 추천서를 접수시켰다.

여기서 ‘이재명 어록’을 고찰해 본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고향인 경상북도 안동시의 《이육사(李陸史) 기념관》에서 “대한민국이 친일 청산을 하지 못하고, 친일 세력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한경닷컴.2021/07/02)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미국 상원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일본에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통해 승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한경닷컴.2021/11/12)

▷ "우리 북한의 김정일, 또 김일성 주석의 노력이 폄훼, 훼손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민주당 최고회의에서)

▷ "6개월 초보 정치인이 러시아를 자극해서 전쟁이 발발한 것" (대선 토론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 "왜 중국을 집적거려요? 그냥 셰셰 하면 되지" (당진 전통시장에서)

▷ "적폐와 불의청산이 정치 보복이라면 그런 정치 보복은 맨날 해도 된다" (2017년 트위터)

▷ "일자리가 없어 하다 하다 안되면 하는 게 택시" (택시업계 간담회에서)

▷ "대구 가서 박근혜 존경한다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 (서울대 금융 경제 세미나 초청 강연회에서)

또한 북한 도발에 대응한 한미일 합동 훈련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친일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랬던 그가 난데없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노벨위원회에 추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민은 어리둥절에 빠졌다.

문득 설저유부(舌底有斧)라는 사자성오가 떠오른다. 혀 아래에 도끼가 들었다는 뜻으로, 말을 잘못하면 화를 불러일으키니 말을 늘 삼가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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