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는 세계적 축구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연봉이 자그마치 2,700억 원이나 된다고 한다. 하루에 무려 7억을 버는 셈이다.
하지만 그는 우리나라 축구 팬들로부터는 진작 ‘날강두’로 각인되었다. 그는 지난 2019년 7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 친선 경기에 출장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우리나라에서 친선경기를 한다는 소식에 많은 팬들은 이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티켓을 예매하기 시작했다. 당시 호날두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던 인원만 무려 7만여 명에 달할 정도였다.
그러나 호날두는 수만 명의 팬들이 기다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친선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근육통이 그 이유였다고 했다.
그런데 팬들을 더욱 분노케 한 건 그가 친선경기 직후 이탈리아로 돌아가자마자 러닝머신을 뛰는 모습을 SNS에 올리면서 결국 근육통 탓에 친선경기에 불참했다는 해명은 거짓으로 들통났다.
이때 호날두에게 붙여진 별명이 바로 ‘날강두’다. 날강두는 날강도와 호날두를 합친 별명이다. 최고의 모멸스런 비유 별명에 다름 아니었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져 국민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낙연 새로운 미래 공동대표가 2월 20일 합당 철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면서 ‘6억 먹튀’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개혁신당은 지난 15일 기준 현역 의원 5명을 확보해 선관위 정당 보조금 6억 6,000만 원을 받았다.
그렇지만 돈을 받은 지 불과 닷새 만에 당이 깨져버렸기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 논란에 대하여 “의석수가 5석 미만이 될 경우 보조금을 전액 반납할 것”이라고 했지만, 중앙선관위는 “초유의 사태라 보조금을 돌려받을 법적 절차도 없다”고 했다.
이는 현행 정치자금법이 보조금을 정당 운영과 선거 등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서도 여실히 볼 수 있듯 현행 선거법에 구멍이 너무 많다.
그런데 이 또한 현역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을 위해 만든 ‘허투루 법’ 때문이다. 이들에게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다. 이른바 ‘6억 먹튀’가 더욱 국민적 반감의 임계점으로 뜨거운 것은 개혁신당의 ‘전략적’ 양정숙 의원 영입이라고 보았다.
양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 공천을 받고 당선됐다. 그러나 이후 부동산과 세금 의혹으로 제명돼 ‘무소속 비례’로 활동하다 21대 국회 회기를 석 달여 남겨 놓고 개혁신당에 합류했다.
비례대표는 본인이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당에서 제명돼야 의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후자를 택한 것인데 이 또한 현 정치권의 묵시적(默示的) 봐주기에 다름 아니었다고 보는 시각이다.
그래서 국민은 더 분노하는 것이다. 십시일반, 아니 ‘십시일식’ 개념으로 누군가 천 원을 내면 그 돈을 재원으로 하여 노약자와 노숙인 등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는 자원봉사 단체가 적지 않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6억 6,000만 원이면 자그마치 66만 명이 밥을 먹을 수 있는 금액이다. 정말이지 해도 해도 너무 한다. ‘날강두’도 놀라 까무러칠 일이 대한민국 정치판에서는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