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테르 연인 / 박소미
스위치를 내리면 텅 빈 방은
지지 않는 나팔꽃처럼 피어나요
라이브 카페에서 단숨에 따라 부르던
도돌이표가 폭죽처럼 찬란해져요
뭉쳐 있던 부케가 누군가의 손에 말랑해져요
내가 아는 남자는 강가의 별을 감상해요
천장 가득 야광 스티커를 떼어 심장에 붙여요
활짝 웃는 당신 생각에 나뭇잎을 털고
이른 여름을 삼켜요
간신히 매달린 나비처럼
불기둥에 들뜬 이마가 눈물이 나요
초원의 들꽃은 자꾸 흩날리고
사라진 연기 속에 절창 하는 말매미가
뜨거움을 말려요
서로 바라본 그날처럼
사랑할 두려움과 많은 슬픔을 허공에 날려요
그는 어둔 암막 안에 붉은 수수꽃처럼
우수수 환해져요
문학매거진 시마(제19호, 2024년 여름호)
2020년 <시문학> 시 등단. 2021년 <월간문학> 수필 등단
[시평]
박소미 시인의 베르테르 연인은 사랑의 아름다움과 슬픔을 담은 시입니다. 텅 빈 방이 나팔꽃처럼 피어나고, 노래방에서 부르던 도돌이표가 찬란하게 터지며, 사랑하는 사람의 웃음과 생각이 나뭇잎을 털어내고 여름을 삼키게 합니다. 남자는 강가의 별을 감상하며, 야광 스티커를 심장에 붙여 사랑의 기억을 간직합니다. 사랑의 기쁨과 슬픔은 허공에 날아가고, 그리운 그의 모습은 어둠 속에서 붉게 빛납니다.
저작권자 © N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