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좀 그렇게 벌어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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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좀 그렇게 벌어와 봐!”
  • 홍경석 편집국장
  • 승인 2025.01.0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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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나한테도 운수 좋은 날 오려나?

 

‘운수 좋은 날’은 작가 현진건이 1924년 6월 《개벽》에 발표한 사실주의 단편 소설이다. 조선 민중들의 비참한 삶을 있는 그대로 묘사했다. 서울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으로 살아가는 김 첨지가 주인공이다.

열흘 넘게 돈 구경도 하지 못한 김 첨지는 어느 날 몸이 아프다고 말하며 나가지 말라는 아내를 거칠게 뿌리치고 일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평소와는 달리 많은 손님을 받아 큰돈을 벌게 된다.

하지만 그는 일을 하는 내내 불안감에 시달린다. 돈을 벌었지만 집에 들어가기가 불편한 그는 선술집에서 친구 치삼을 만나 그를 붙잡고 같이 술을 마신다. 평소 설렁탕 국물을 먹고 싶어 했던 아내를 위해 설렁탕을 사 들고 집에 들어서는데 아내의 기침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방 안에 들어가 보니 아내는 이미 죽어 있었다. 김 첨지는 아내가 죽은 것을 확인하자 유명한 대사인 “이 계집애야, 왜 설렁탕을 사 왔는데 왜 먹질 못하냐”라면서 절규한다.

여기서 현진건은 당시의 빈민(貧民) 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과연 어떨까? 그때나 지금이나 빈부격차는 여전하며 그 간극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 가구 간 소득격차가 처음으로 연 2억 원을 넘어섰다. 또한 이들 계층의 자산 격차는 15억 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이는 대기업의 '성과급 잔치'가 이어지며 대.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커지고 있는 데다가 고소득자의 이자·배당수익 등 재산소득이 불어나며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건 그렇다 치고 오늘도 우편물이 한아름 도착했다. 오래 전부터 책을 좋아하는 덕분에 각종 간행물이 여전히 우편으로 도착한다. 오늘 도착한 간행물은 약 10여 종.

외출하는 아내를 배웅하려니 아내가 간행물을 우편함에서 꺼내 나한테 주었다. 순간 머쓱하기에 한마디 했다.

“이게 돈이었다면 당신한테 귀여움받았을 텐데.” 아내의 즉각 반격이 뒤를 이었다. “귀여움뿐이었겠어? 만날 업고 다니지!”

가난은 많은 불편을 초래한다. 가난은 경제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사회적, 정서적 불편까지 초대한다. 기본적인 생필품이나 교육,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지고, 이는 개인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난은 또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증가시켜 정신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증, 사회적 고립도 모자라 자존감 저하로까지 이어진다. 오늘 배달된 간행물 중에는 명불허전의 문학단체에서 발행한 계간지도 보였다. 

당연히 내가 기고한 글도 실렸다. 간행물을 펼쳤다. 올해는 나한테도 운수 좋은 날이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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