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조사기관인 뉴주(Newzoo)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시장은 2023년 기준 1839억 달러(한화 약 247조 원) 규모이며, 2026년에는 2070억 달러(한화 약 278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의 11억 명 이상이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역시 이용자 수 증가를 바탕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지역으로 보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의 경우에는 코로나 19로 그 성장세가 잠시 주춤하였으나 2015년부터 2019년까지는 연평균 16.0%로 꾸준히 성장하였으며, 2022년도 역시 22조 2,149억 원으로 2021년 20조 9,913억 원 대비 5.8% 증가한 것으로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한국콘텐츠진흥원)’는 나타내고 있다.
e스포츠 시장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43억 달러(한화 약 5조 7천억 원)이며, 연평균 7.1% 성장(CAGR)으로 2028년에는 시장 규모가 57억 달러(한화 약 7조 6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역시, 국내 시장도 2024년 약 2억 9,700만 달러(한화 약 4천억 원)에서, 6.95%의 연평균 성장(CAGR)으로 2028년에는 3억 8,800만 달러(한화 약 5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시장 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는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e스포츠 산업은 결코 장미빛이 아니다. 스폰서십 및 광고 등 변동성이 큰 수익원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종목과 선수·구단의 인기가 회사 매출과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 등 구조적 문제가 있다. 산업으로 성장하려면 투자에 바례하여 수익이 커져야 하는데 오히려 수익이 줄어들고 있다.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게임단 예산이다. 게임단 예산에는 스폰서십과 같은 기업 후원, 선수 연봉, 구단 인프라 등이 포함되어 있다. 2022년 게임단 예산을 살펴보면 963억원으로 전체 산업 규모에 약 63%에 이르며, 스폰서십이나 광고비는 94억 원으로 2021년(139억 원) 대비 오히려 32%나 감소하였다.
또한, 스폰서십은 구단의 성적이 저조하거나 팬층이 축소될 경우 언제나 철회될 수 있는 리스크로 존재한다. 실제로 중국 주권 및 영토의 무결성 지지 포스팅 논란 이후 Gen.G 구단에 대한 여러 기업의 스폰서십이 철회된 사례도 했다.
게임단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수 연봉도 문제다. 최근 e스포츠 선수들의 몸값에 대한 거품도 있다지만, LCK 팀별 상위 5명의 연봉 총액이 불과 2년 만에 71%가 늘어났다. e스포츠 시장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연봉이 올라간 것도 맞지만 인기 있는 거물급 선수를 영입하여 팬덤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도 배경이 되고 있다.
매출 대비 저조한 수익도 문제이다. 2021년 게임사 등이 방송·대회·선수·게임단 운영 등에 투자한 금액은 839억 원이었지만, 수익은 투자 금액의 39%인 329억 원에 불과했다. 2022년도에는 투자 금액이 703억 원으로 100억 원이 넘게 줄었으며 수익은 투자 금액의 28.3%인 199억 원이었다.
e스포츠 산업은 분명히 성장하고 있지만, 투자 대비 수익의 문제는 여타 다른 스포츠 산업과는 매우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아무리 성장하는 e스포츠 산업이라도 게임 구단 운영의 적자가 지속된다면, e스포츠 산업은 축소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e스포츠 수익 배분의 구조가 개선되어야 한다. e스포츠는 게임을 제공하는 게임사가 모든 IP(지식재산권)을 소유하고 있다. 이는 관련 파생 상품이나 서비스 확대에 매우 큰 제약으로 존재한다.
참가비를 내고 리그에 진입한 후 리그에서 창출된 매출의 50%를 배분하는 구조에서 디지털콘텐츠 기반 수입을 배분하여 게임 매출의 일부를 받을 수 있게 한 라이엇게임즈의 새로운 수익 모델 방안은 게임단 예산에 부담을 느끼던 구단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지역 연고제 도입과 인재 육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 ‘2023 e스포츠 실태조사(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e스포츠 관계자 67.2%가 지역연고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중국은 e스포츠를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늦게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연고제를 도입해 지역 기반의 팬덤을 바탕으로 산업과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e스포츠 관련 인식 조사(전국 만 13~59세 남녀 1,000명, 2024년 2월 28일~3월 4일)’에 따르면, 게임을 통해 승부를 겨루는 e스포츠가 문화로 인식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게임도 전문성과 기술적 능력을 겸비해야 하는 것으로 게임을 전문적으로 한다면 충분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74.1%)거나, 전문 프로게이머들도 엄연히 직업 정신이 필요한 직업군(90.3%)이라고 보는 등 이전 대비 개선된 인식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인재 육성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중독성, 폭력성 등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이 여전하지만, ”롤드컵 5회 우승자 페이커, 연봉 100억 원”, “2024 롤드컵 결승전, 최고 5000만 명 동시 시청”, “e스포츠 올림픽 공식 종목”, “2023 롤드컵 한중 결승전, 광화문 2만 명 거리 응원”, “2021 초등학교 희망직업 7위 프로게이머”, “LCK 프로게이머 최저연봉 6000만 원” 등 수 많은 이슈를 생산했다. 특히, 미래세대에게 e스포츠 관련 직업이 희망 직업군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그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 게임과 e스포츠 산업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우선되어야 한다. 게임사들의 기술변화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스트리밍 플랫폼의 등장은 e스포츠 경기를 쉽게 시청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은 더욱 몰입감 있는 e스포츠 경험과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경기 분석, 선수 훈련, 전략 개발 등은 더욱 다양한 스토리와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e스포츠 플랫폼의 발전도 e스포츠에 대한 접근의 편리와 다양한 방식의 즐거움을 제공할 것이다.
기술 혁신과 발전은 e스포츠 산업의 성장 기회와 새로운 리더를 만들고 있다.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서는 산업과 수익 구조에 대한 개선 노력, 새로운 기술 트랜드에 대한 이해와 적응력 등이 e스포츠 종주국의 위상과 산업의 글로벌 리더로서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