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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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 홍경석 편집국장
  • 승인 2025.02.02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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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지 마!

-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 나도 괴로운 일도 많았지만 /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

무언가 힘든 일이 있을 때, 그래서 괴로울 때 이 시를 만나면 마음이 금세 풀어진다. 일본 시인 시바타 도요(柴田トヨ)의 작품 ‘약해지지 마’이다.

시바타 도요는 99세에 그녀의 시집 ‘약해지지 마’를 출판했다. 몇만 부만 팔려도 성공이라는 시집이 무려 150만 부 이상 팔렸다. 시바타 도요는 92세에 시를 쓰기 시작했다.

99세에 시집을 발간하고 103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특별했을까? 그렇지 않다. 동네서 쉬이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했던 할머니였다. 하지만 그녀는 끝내 자기의 소망을 이루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특별한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예컨대 “이 나이에 내가 무슨 일을 또 해? 매달 또박또박 나오는 연금으로 대충 살다가 죽을래”,“내가 이 나이에 무슨 책을 써?” 이러면서 가급적이면 안 움직이려고 한다.

그런데 무언가에 도전을 하지 않으면 당연히 결과도 도출되지 않는다. 시바타 도요 할머니가 시집을 내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분명 무명의 필부로써 생을 마감했을 것이었다. 그녀의 생전 독백을 들어본다.

“구십 세를 넘긴 지금 나는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 친구에게 걸려 온 전화, 찾아와 주는 사람들, 제각각 나에게 살아갈 힘을 주네.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시바타 도요는 구십 세를 넘긴 뒤 시를 쓰게 되면서 비로소 하루하루가 보람 있었다고 한다. 몸은 여위어 홀쭉해졌지만, 눈은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었고 귀는 바람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한 자신감에 모두가 칭찬해주니 그 말이 기뻐서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나는 매일 새벽이면 일어나 글을 쓴다. 이 글을 쓰는 시간 역시 02시 50분이다.

이따 08시면 대전역에 도착해야 한다. 서울서 열리는 ‘콩의 날’ 취재를 가는 것이다. 내가 오늘날 작가도 모자라 기자로도 활동할 수 있는 깜냥을 갖춘 것은 오랫동안 습관화해 온 글쓰기 덕분이다.

덕분에 10년 전에 첫 저서를 냈고 작년까지 도합 일곱 권의 책을 발간할 수 있었다. 여세를 몰아 올 3월부터는 야간에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다. 주변에서 권하는 박사 학위까지 취득할 욕심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욕심이 없는 열정은 사상누각(沙上樓閣)이다. 아무리 열정이 있더라도 그에 따른 목표나 실천이 없다면 결국 헛된 노력에 불과하다. 나 또한 시바타 도요의 덕담을 마음에 담는다.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절대로 한쪽 편만 들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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