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이념의 덫을 넘어 실용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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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이념의 덫을 넘어 실용으로 가야 한다
  • 정유정
  • 승인 2025.03.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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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창립 56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는 대한민국 경제의 상징이자 대표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또한 글로벌 대표 기업 중 하나이다. 아시아와 유럽에서 남미와 아프리카까지 삼성의 깃발이 나부끼지 않은 곳이 없다. 삼성을 이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행보에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이같은 삼성의 위상, 즉 삼성의 파워 때문이다.

최근 이재용 회장이 눈에 띄는 행보를 하고 있다. 그는 얼마전 임원들에게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1등의 함정'에서 벗어나 도전자의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뜻이다. 

이후 이 회장은 지난 20일 서울 강남 멀티캠퍼스에서 열린 삼성 청년 SW아카데미(SSAFY)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났다. 4년만의 재회다.

이날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되고 삼성이 잘돼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 산다"고 했다. 이어 "경제 상황 매우 어려운데 (삼성은) 역량으로 잘 이겨낼 거라고 생각한다"며 "모두를 위한 삼성이니 지금껏 잘해왔듯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SSAFY는 동행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년의 미래를 위해서 단순한 사회공헌을 떠나 미래에 투자한다는 목표로 지금까지 끌고 왔다. 청년들을 위해 방문해주신 점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세간의 주목을 끌고 국제적인 뉴스가 되었다. 유력 대권주자와 재계 1위 재벌총수의 만남은 그저 의례적인 만남일 수 없다. 이재용 회장이 현 시점에서 이재명 대표를 만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또한 어떤 파장을 갖고 올 것인지 모르고 만났다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두 사람의 만남 이후 민주당과 탄핵 찬성 진영은 고무됐고, 국민의힘과 탄핵 반대 진영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일부 극우세력들은 "이재용은 빨갱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언동을 하고 있다.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면 대한민국 최고의 자본주의자 조차도 빨갱이로 모는 이념의 망상이 아닐 수 없다.

이 회장은 이어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CDF)에 참석해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 등을 만났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 삼성의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것이다.

이재용 회장은 '사즉생'의 각오로 직접 메시지를 내고 있다. 비즈니스에는 이념이 없고 실용만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런 경영철학 때문에 극심한 한국의 이념 갈등 속에서 이재명 대표를 만났고, 극심한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을 방문한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정치적 실존이고, 누가 뭐라고 해도 중국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라는 인식에 기반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협력하겠다는 뜻이다. 그것이 세계 1등 기업 삼성의 생존전략이라는 의지의 표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며 대한민국은 이념의 과잉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중년에 찾아온 사춘기 처럼 작금의 이념갈등은 너무나 심각하다. 자칫 공동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 세계적인 경제 선진국에서 후진적인 이념갈등이 벌어지는 것은 참담한 일이다. 

이제 곧 탄핵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이념 갈등과 국론 분열을 초래한 윤 대통령의 계엄에 대한 헌법적 판단이 내려질 것이다. 그 이후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념의 덫을 넘어 실용으로 가야 한다. 이재용 회장의 행보는 실용이 곧 생존의 길이라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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