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우절(萬愚節)은 ‘가벼운 거짓말로 서로 속이면서 즐거워하는 날’이며 매년 4월 1일이다. 영어로는 ‘April Fools' Day’라고 한다. 사는 것만으로도 분주하고 팍팍한 서민인 까닭에 만우절이 온 것도 몰랐다.
그러다가 4월 1일인 어제 등교하여 영어 시간에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바람에 비로소 ‘깨달았다’. 만우절은 매년 4월 1일에 기념되는 날로, 사람들 사이에서 장난과 속임수를 통해 즐거움을 주는 전통이 있었다.
이날의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주로 유럽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6세기 프랑스에서 왕 샤를 9세가 그레고리력을 도입하면서 새해를 1월 1일로 변경했다.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4월 1일을 새해로 여겼고, 이들을 비웃기 위해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는 설이 회자된다. 마치 해마다 양력 1월 1일을 현대판 설날인 ‘신정’으로 여기자고 했으나 국민적 부동의(不同意)로 여전했던 음력 1월 1일을 고수했던 우리네 선배님들의 강고(強固)했던 고집을 보는 듯하다.
여하튼 어제는 그렇게 만우절을 맞았으나 대전경찰청과 대전소방본부에는 만우절에 편승한 허위나 장난 전화가 한 건도 없었다고 한다. 대단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느껴졌다.
반면 가까스로 진화에 성공한 산불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공포의 본산(本山)이다. 사람의 부주의와 실화에서 비롯된 산불도 문제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산불의 확산을 촉진하고 있는 것도 경계의 대상이다.

산불이 발생하면 많은 동식물이 서식지를 잃고,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진다. 연기와 유해 물질까지 대기로 방출되어 대기질을 악화시킨다. 많은 사람이 졸지에 집을 잃고, 이로 인해 사회적 불안정성이 증가한다.
다음 수순은 재산 피해와 복구 비용으로 인해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행정력의 낭비와 국민의 간담까지 서늘하게 만드는 만우절의 거짓말과 엄청난 괴력의 산불은 ‘사라지면 좋은 것들’의 1.2순위를 다투고 있다.
여기에 한국 정치의 고질병이 시나브로 잠입한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가 마침내 4월 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를 실행한다. 국민은 그날 어떤 결정이 날지 모른다.
다만 중요한 건, 당일 자신의 의사와는 반하는 결정이 나더라도 흔쾌히 승복하는 대승적 가치관이 정립돼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나 역시 매주 로또복권을 사지만 한 번도 당첨돼 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복권 판매소를 찾아가 어깃장을 놓는 따위의 이른바 망나니짓은 하지 않았다.
4월 4일의 헌재 판결에 불복하고 오히려 또 다른 혼란을 가중시키려는 작태는 만우절이 아님에도 거짓말을 일삼고 애먼 산에 불을 지르는 극혐의 망나니에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