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박영이 2020년을 마무리하는 전시로 지전 김종순 작가의 개인전 ‘The Red Exhibition’을 11월 3일부터 30일까지 개최한다.
◇전시 개요
김종순 작가는 무겁고 두려운 현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명이 꿈틀거리는 붉은색 화면을 통해 위로를 보낸다.
작품은 구체적 이미지가 존재하지 않는 색면 추상이지만, 다채로운 사건이 일어나는 장(場)이기도 하다. 화면 위에는 격자로 드리워진 실이 있고, 그 실 위에 칠해나간 물감의 붓질이 맞물리며 그림과 오브제는 결합된다. 즉 화면은 단일한 색상으로 보이지만 설치된 실로 인해 색차가 발생하고 미묘한 변화가 내재돼 있는 것이다.
김종순 작가의 작품은 교차하는 간격과 시간 속에서 매 순간 다르게 다가오며, 관자(觀者)의 끊임없는 시선 개입을 요구하고 촉각을 자극한다.
◇전시 기획
전시의 타이틀은 ‘The Red Exhibition’이다. 화선지 표면에 진한 노란색에서부터 붉은색까지의 스펙트럼이 일정한 면으로 구획돼 자리하고, 이 격자들은 서로 길항한다. 화선지는 수분을-색을- 식물처럼 흡수하며, 종이에 색을 입히는 행위 자체가 작가가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라 할 수 있다.
김종순의 근작은 화면 위에 격자로 실을 드리우고, 그 실을 매단 채 칠해나간 붓질이 맞물리며 이룬 색면이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수평으로 설치된 하얀 실은 마치 흰색 드로잉의 궤적과도 같다. 이는 선의 역할을 대신하지만, 표면에 긋는 것과 다른 차원에서 작동하는 물질(오브제)이자 화면의 층위를 설정해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회화 위에 실이 겹쳐있기에 그림과 오브제가 공존하게 됐고, 표면 위 미세한 저부조로 실이 올라와 촉각까지 발생시키고 있다. 눈으로 봄과 동시에 더듬는 화면인 것이다.
색을 가득 머금은 화면은 사각형 구조 안에 또 다른 면들을 만든다. 면들은 사각형 틀을 존중하면서 화면 안에 또 다른 화면을 낳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구조를 흔들고 있다. 하지만 이 면들의 경계는 날카롭거나 기계적이지 않고 색의 차이에 의해 슬쩍 분리되는 느낌이다. 색면들은 테두리를 인식시킴과 동시에 사각형으로 이루어진 그림의 조건을 강조하고 있다. 사각형의 경계도 그렇지만 색채가 도포된 화면 역시 균질하지 않다. 오랜 시간에 걸친 무수한 붓질들은 단색에 미세한 편차를 만들어내는데, 이는 행위와 시간의 차이를 간직하면서 다시는 반복될 수 없는 일회적 몸짓과 매 순간을 고정시킨다. 몸의 놀림에 의한 붓질, 물의 흐름과 삼투에 따른 색의 다양함을 포용하고 있는 그림인 셈이다. 여기서 작가는 모든 요소들을 섬세하게 고려하고 조절하는 교향악단의 지휘자라 할 수 있다.
김종순의 작업은 전통적인 동양화 재료를 이용한 색면 추상이자 붓질이라는 행위의 극대화(퍼포먼스적인), 재료가 지닌 물성, 작업 시간, 주어진 사각형의 틀, 그리고 그림과 오브제가 지닌 의미가 두루 얽혀 복합적인 예술을 지향한다. 무엇인가를 의도해 그린 표상화를 탈피하고, 그리는 행위와 재료 자체가 지닌 속성을 욕망하며 한정된 신체에 갇힌 작가 자신을 화면 속에 던진다. 사각형 화면 안에 색을 흠뻑 담아내고 붓질, 몸짓과 시간을 한계 없이 밀어 넣어 극한 이상의 경지를 도모하는 것이다. 이처럼 화면, 재료, 신체를 작품의 조건으로 삼아 그 안에서 모종의 최대치를 구사하려는 작가의 시도는 그림과 생의 조건을 하나로 겹쳐보려는 태도에서 연유한다. 작가의 온 몸짓으로 탄생한 꿈틀거리는, 그리고 살아있는 색은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현시대 속 우리의 시선을 작품에 잡아매고, 감싸 안고자 한다. 김종순展이 힘든 시기를 견뎌낼 수 있는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관람안내
·관람시간: 월-토요일 11am-6pm
·휴관일: 공휴일을 포함한 매주 일요일(예약제)
·관람요금: 무료 / 단체관람시 사전예약 / 상시 해설
·기타 사항은 홈페이지(gallerypakyoung.com) 참조
◇부대 행사
·작가와 함께하는 전시 개막 행사
·일시: 2020년 11월 3일 (화) 16:00
·장소: 갤러리박영 전시실
갤러리박영 개요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에 위치한 갤러리박영은 도서출판박영사의 문화지원사업의한 일환으로 시작됐다. 복합 문화를 함께 기획하며 파주의 랜드마크로 도약하고자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문화 갤러리이다. 2008년에 개관했으며 10년간 현대미술작가의 스튜디오와 전시, 평론가매칭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2013년부터 새롭게 변모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써의 신개념 갤러리로, 미술 전시뿐 아니라 다양한 복합 문화를 갤러리 내부와 외부에 진행해 대중과 소통의 장을 열고 삶의 질을 풍부하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언론연락처:갤러리박영 홍보팀 윤서현 팀장 031-955-4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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