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징후들이 참 하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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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징후들이 참 하수상하다....
  • 김승수
  • 승인 2021.09.07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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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원 시니어 칼럼니스트
심층심리분석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 제 1대학 영상학 박사
정근원 박사
정근원 박사

 

새로운 국제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도미노처럼 중국, 러시아, 미국, 서구, 이란, 일본 등에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다. 정작 한국은 태풍의 핵처럼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도 그렇다. 어느 틈에 경제, 군사, 정치, 문화, 보건에서 강대국이 된 한국이 100년 전과 달리 이들 틈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되어서다.

미국이 중동과 아프가니스탄에 집중하는 틈에 힘을 키운 중국은 미국과 맞대결을 벌이려 한다. 중국이 그 여세를 몰아 태평양에 항구를 갖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정말 큰 일이다. 이게 핵심이다. 그래서 미국이 남북의 통일을 앞장서서 주선하게 될지 모른다. 북한을 도와 잘 살게 만들어서 미국 편이 되어야 중국이 태평양을 넘볼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분열이 먼저일까? 남북의 통일이 먼저일까?

탈레반이 카불을 함락하자 중국은 바로 탈레반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고 경제적인 원조를 먼저 나서서 제안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민족으로 이루어지고 이슬람 종교 교리가 아주 달라서 탈레반이 다른 민족과 테러 집단들을 조정할 힘이 약하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그렇다면 중국은 탈레반과의 협약에도 불구하고 위구르의 독립운동을 막아내기 힘들게 된다. 위구르의 독립운동은 다른 이민족에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게 미국의 중국 분열전략이다. 이 와중에 조선족, 몽골도 독립을 하려 한다면? 영국이 경매로 내놓은 1898년에 만든 지도에서처럼 간도까지 한국의 영토가 된다면? 중국을 태평양에서 멀리 떨어뜨릴 수 있다.

이처럼 국제 정세의 변화가 한국의 역사를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다. 더욱이 일본과 영토 문제로 껄끄러운 러시아가 2차 세계대전으로 러시아령이 된 쿠릴 열도 4개 섬 중 하나를 한국에 팔면 새로운 판도가 펼쳐지게 된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친한(親韓) 제1위의 나라다. 러시아도 중국을 견제하기는 마찬가지다. 요새 미국이 일본을 패싱하는 이유는 중국 고립 작전과 중국 분열 작전으로 한국이 우방의 가치가 높아져서다. 한국은 어느 나라도 못해낸 아프가니스탄의 기여자들을 한국으로 데려오며 실질적으로 능력을 입증해 보였다.

한국의 비빔밥은 K-pop에 반영되어 있는데 바로 미래의 방향을 예시하고 있다

융복합된 유추를 할 수 있는 힘이 4차 산업 이후의 시대를 이끌어간다고 한다. 바로 비빔밥을 떠올리면 된다. K-pop의 특징 중 하나가 다양한 장르를 하나의 노래 속에 융복합한 것이다. 노래뿐만이 아니다. 음악과 춤, 퍼포먼스, 무대, 의상 등을 융복합적으로 다 해낼 수 있는 아티스트는 K-pop 아티스트 외에 없다는 분석을 미국의 음악 전문가가 한다. 이제 K-pop은 대중음악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이라고 그들이 말한다. 서구는 K-pop뿐만이 아니라 K-드라마도 여러 장르를 융복합 하면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천재성을 가진다고 평가한다.

서구에서는 BTS를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세미나가 해마다 열린다. 필자는 형식적인 종교를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들이 BTS에게서 돌파구를 찾으며 위로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살아내며’ 실제로 느끼는 의미를 BTS는 고백하듯이 가사로 쓰고 노래한다. 그래서 진정성이 있다. 그냥 타성으로 ‘살아가는’ 과거의 반복을 노래하지 않는다. 이렇게 ‘살아내는’ 모습은 한국의 어머니, 아버지들이 가족과 나라를 위해 헌신하며 선진국까지 만들어낸 모습으로 증명된다.

외국의 것을 들여다 메뉴얼대로 하다가 융복합적인 사유를 하며 메뉴얼 그 이상으로 발전시켜온 모습은 한국의 가전제품, 자동차, 반도체, 무기, 로봇, 우주, 의료산업 등 전반에 걸쳐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인의 타고난 DNA는 세계 1위의 혁신지수로도 드러난다. 한국인의 DNA가 한국 발전의 원인이라고 외국인들이 말한다. 한국 고유의 융복합적 음식인 비빔밥처럼 융복합적 삶을 ‘살아내는’ 장치들이 DNA를 다르게 만들었을 것이다.

DNA는 관념은 알 수 없다. 관념이 몸으로 살게 한 것을 세포 내 리보솜이란 단백질에 기록했다가 DNA로 보존할 뿐이다. 탈레반의 종교적 이념이 만들어내는 삶을 보고 사람들은 직관적으로 형식에 머문 종교가 일으키는 불행을 감지한다. BTS는 결코 종교가 아님에도 진정성으로 사람들의 내면 깊숙이 감동을 일으킨다. 미국 대중음악 역사상 비틀즈도 마이클 잭슨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신세계를 BTS가 가는 것도 이런 떨림 때문일 것이다. 형식으로서의 종교를 중시하는 ‘종교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그 대신 형식이 아닌 내면의 진실을 울리는 ‘신앙 시대’로 종교의 벽을 허무는 혁명이 BTS도 모르게 조용히 일어나고 있다.

한국의 현주소를 알려면 팩트(Fact)를 알아야 믿을 수 있다

지난 2,3년 동안 한국이 선진국이 되었다는 것을 한국인인 우리가 믿지 못했다. 식민지 시대를 거쳐 전 국민이 거지가 된 육이오가 겨우 70년 전으로, 가장 못살았던 한국이 선진국이란다? 이런 경우는 세계에서 한국 하나뿐이다. 필자도 믿어지지가 않아서 자료들을 찾아보고서야 믿을 수 있었다. G7 정상회담에서 영국 수상이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을 양옆에 두고 자기 자리를 마련한 것은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의 한국을 염두에 두고 그랬을 것이다.

산업만이 아니라 정치도 가장 앞선 민주주의로 나아가고 있다. 대통령의 잘못을 투옥 시키는 엄정함으로 대하는 국민은 세계에 한국 밖에 없다. 그것도 한바탕 축제 같은 평화로운 촛불로. 그래서 촛불혁명 이라고 부른다. 서구에서 한국을 가장 앞선 민주주의 국가라고 하는 이유도 자료를 찾아보면서 수긍할 수 있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2022년 9월 은퇴를 하면 한국을 연구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연구소를 만든다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은 100년에 한 번 있을까말까 한 재해라고 그녀는 단정 짓는다. 그 코로나를 규모가 있는 나라 중에서 한국이 가장 잘 대응해냈다고 세계는 평가하고 있다.

문화력을 넘어서 공감력의 감성을 뜻하는 정(情)은 번역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은 이성(理性)에 바탕을 둔 서구 문명의 한계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러자 이성을 해체해 버리자는 해체론이 1960년대부터 서구를 강타했다. 그 현상으로 생긴 히피는 이성에 반항을 하며 배설로 끝났지, 진정한 저항으로 이끌어가며 대안을 내놓지는 못했다. 인간은 옳고 그름의 이성이 아니라 동정과 연민으로 서로를 품어 안는 정서를 나눌 때 비로소 진정한 공감을 한다. 옳고 그름에 대한 잣대를 들이미는 언어로는 결코 공감을 이루어낼 수 없다. 미국이 변호사들의 천국인 것은 옳고 그름에 바탕을 둔 이성 문명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성적인 대응만으로는 어긋난 감정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이미 어릴 때 생긴 감정 패턴으로 사는 내면아이(inner child)를 만나 서로 보듬어 주어야 비로소 서로를 만날 수 있다. 깊은 관계는 사랑이 이 어린아이를 보듬어주는 정으로까지 성숙하는 삶을 ‘살아낼’ 때 만들어진다. 그러면 관계에서 조건이 사라진 ‘조건 없는 사랑’을 할 힘이 생긴다.

홍익인간은 철학에 머물지 말고 ‘지금, 여기’서 삶으로 ‘살아내라’고 한다

한국에 와서 살다가 한국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로 정을 꼽는 외국인들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아줌마와 아저씨들이 스스럼없이 건네주는 음식이나 술 한잔에서 느끼는 정이 근원적인 그리움을 건드리는 것 같다. 이 정에 바탕을 두어야 홍익인간이 뜻하는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삶을 살게 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상대의 상처를 공감하고 연민의 정으로 상대를 수용할 때 비로소 용서가 된다. 용서는 되는 것이지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을 우리 할머니 어머니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현대 젊은이들이 이런 넉넉함을 잃어버리고 나와 다른 걸 견디어내지 못하는 모습은 이성 중심의 서구 문명에 물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은 한국인의 장점을 알게 해주었다. 우리는 나만이 아니라 남에게 전염시키지 않으려고 더 마스크를 쓴다. 서구의 개인주의에서는 이런 태도가 나오기 힘들다. 아직 우리의 의식 속에는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구의 ‘따로’와 한국의 ‘함께’가 같이 가는 ‘따로 또 함께’는 한국에서 성숙하게 될 새로운 마음이 아닐까? 이런 생각은 동학을 조금씩 공부하면서 더 강해지고 있다.

한류는 K-철학을 원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이미 준비된 K-철학이 있다

중국에서 서학을 접한 최제우가 만든 동학은 신과 인간, 물질과 정신, 선악을 이분법으로 나눈 서구의 한계를 돌파해서 깨쳐낸 철학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동학을 언급하는 이유는 코로나 전과 후가 달라지고,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문명이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인간이 철이 들면서 인재(人災)인 기후변화를 해결해낸다는 가정에 입각해서다. 한국은 탄소 깡패국이지만 기후 문제를 해결할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한류가 갈수록 대세가 되어 일반화 될텐데, 한류가 일시적인 패션에 머물지 않으려면 철학적 사유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아프간 사태는 한류가 대세가 되어가면서 한국의 다양한 소프트웨어만이 아니라, 평화로운 남북통일과 영토의 확장이라는 국가적인 하드웨어도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중국처럼 폭력을 쓰지 않고 상황이 저절로 그렇게 만들 것 같다.

중국이 일대일로를 내세워 지구촌 단위로 제국주의를 확장하고 있다.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에서 다양한 민족들을 강제로 하나로 만들며 생기는 불안이 느껴진다. 미국도 성격은 다르나 제국주의적 모습이 있다. 이 둘이 격돌하는 경계에 한국이 자리한다. 중국의 당(黨) 독재와 미국의 실용주의적 효율성이 모든 생명과 함께 가야 할 생명주의를 가능하게 할지 필자는 의심스럽다. 우리에게는 당연한 까치밥에 외국인들이 감탄하는 것을 보며 거꾸로 한국인의 생명주의를 느낀다.

실제로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 알 수 없지만 여러 징후들이 참 하수상해서 사회학적 상상력을 펼쳐 보았다. 상상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미리 준비를 해두면 좋지 않을까,,,,

정근원(시니어 칼럼니스트, 심층심리분석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 제1대학 영상학 박사)

e-mail : youngmira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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