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차 신축년 무술월 시월의 마지막날
한국명인회 명인명장, 한의사, 식료대가들은 세간의 갑남을녀들과 함께 모여 삼가 두 번 절하고 성스러운 향을 피우고 한 병의 술을 의성 전순의 스승님께 올리면서 천지신명에게 고하나이다
《의성 전순의 어의 추모 제문》
유세차 신축년 무술월 시월의 마지막날
한국명인회 명인명장, 한의사, 식료대가들은 세간의 갑남을녀들과 함께 모여 삼가 두 번 절하고 성스러운 향을 피우고 한 병의 술을 의성 전순의 스승님께 올리면서 천지신명에게 고하나이다
세간의 병이 깊어 아승지겁 윤회의 수레바퀴에서 병마와 기근에 신음하는 민초들을 궁휼히 여기사 지필묵을 들고 천간의 흐름을 따라 365권의 ‘의방유취’를 편찬하시고, ‘초근목피’의 효용을 어여삐 여기사 인간과 천하만물이 교감하는 산가요록을 집필하는 동안
꽃은 피고 지고 단풍이 재가 되도록 황상을 보필하시던 스승께서 춥고 어두운 유계를 600년 떠도시도록 밥 한술 올리는 후손이 없었으니, 우리 모두가 스승에 대한 불효가 아수라까지 사무치는 바입니다.
존귀하신 스승이시여, 낙목한천 이승이라고 바람이 불지 않았겠나이까 !
시절 따라 어둠 속 6백년을 잠드셨으나, 이제야 스승께서 일어나 세간에 나서시라 잔을 올리나니, 스승의 발자취 돌아보는 사람들 있는 곳 마다 신묘한 혈점이 될 것입니다
식료찬요 펼치는 곳마다 아픈 종양 아물 듯 꽃피고 나비가 날아오를 것입니다
성스러운 스승이시여. 눈 푸른 자손들이 음양이 합수하는 두물머리에 스승을 위한 오곡백과를 진설하였습니다,
시린 바람 부는 유계의 강을 건너 어둠 속에서 길 잃은 자손들에게 음양의 이치와 홍익인간의 얼과 혼을 설하여 주소서
눈이 어두워 스승을 표절하며 살아온 의사들과 발효되지 않은 음식으로 ‘혹세무민’하는 수라간 숙수 의녀 눈을 뜨게 하소서
천간지지 티끌 세상에서 정갈한 음식만을 골라 스승께 올리나니 저 세상에서 함께 동행하신 선관들에게 저희의 무심함을 용서하라 달래주소서
스승이시여.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은 명부전 한 획에 따라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란 종이 한 장 차이라, 티끌 자욱한 세상 이제야 우매한 후손들이 스승을 기억하고 만화방창 야단법석을 펼쳤아옵니다.
어둠 속 긴 세월, 서러우셨을 스승이시여 . 후손들은 스승을 의성이라 칭하며
지상에서 가장 수승한 사람들이 오곡백과를 진설하고 세간의 아픈 곳을 두루 치유하는 신묘한 기운을 청하옵나니 살기 가득하고 병마 어지러운 환란의 땅에 푸른 기운이 돌도록 이 땅의 수호령으로 나투어주소서
세상의 환란을 거두어주시고 역병을 물리칠 수호령으로 깨어나시어 이 땅의 흰 옷 입은 겨레를 돌보소서.
꽃이 피고 단풍이 지길 어느덧 6백년 이승과 저승을 가로지르는 검은강에 들국화 피어나는 오늘 일곱 빛깔 바람이 일어서느니 의성 전순의시여 서러운 6백년 잠에서 해원하여 우리를 돌보소서
오곡이 영그는 신축년 시월의 마지막 날. 이 땅의 한의사韓醫師들과 식료대가食療大家들이 모여 의성醫聖 전순의 어의御醫의 가르침을 받들고자 두물머리에 모여 오곡을 올리나니 6백년 서러움을 해원하길 기원하오며 제를 올리나니
부디 저희가 올린 향훈을 흠향하시고 모든 참석한 이들의 앞날에 무지개 가득하도록 축원해주소서
2021.10.31.
한국문화예술명인회 선남선녀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