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략)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술 좋아하던 사람 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두 짝 놓아 주었다.(후략)” =
강해인 시 낭송가가 이 시를 읊조리는 순간, 취재를 하던 기자는 그예 눈물을 뚝뚝 떨구지 않을 수 없었다. 물보다 좋아했던 술과 살아온 지 어언 50년... 그러나 과유불급, 아니 ‘과주불급’(過酒不及)이랬다고 기자는 요즘 그 후유증으로 병원을 전전하는 등 몸살을 톡톡히 앓고 있다.
[강해인의 시 낭송 孝 콘서트]가 5월 11일 16시부터 대전시 중구 대흥동448 대전중구문화원 뿌리홀에서 열렸다. 한창 바쁜 주말임에도 전국서 몰려온 많은 관람객들이 강해인만의 독창스런, 그러나 카리스마 넘치는 독보적 아우라에 그만 흠뻑 빠져들었다.
[강해인의 시 낭송 孝 콘서트]는 강해인 국제문화예술인연합회 회장의 인사말과 내빈 소개를 시작으로 강해인 시인 본인의 시인 ‘사랑’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김옥 시 낭송가는 ‘산등성이’(고영민 시)를, 조병진 시 낭송가는 ‘아버지의 등을 밀며’(손택수 시)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언어의 연금술 같은 주옥같은 시로 낭송해 참석한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윤석의 작곡.편곡자의 클라리넷과 김명철 동림뮤직 대표의 기타 연주가 잠시 객석을 위무하는가 싶더니 이어 무대에 오른 홍석정 서인전기(주) 대표 겸 시 낭송가는 ‘어머니의 기억’(신석정 시)으로 관객의 심금을 또 울리기 시작했다.
권득용. 강해인 시인은 ‘천 년 사랑’(작자미상)으로 사랑의 실체를 수확했다. 손 철 시인은 본인의 시 ‘왔다가 그냥 갑니다’를 의미심장하게 전달했으며 뮤지컬 배우이자 필링 봉사단장인 김부여 가수는 ‘마이웨이’를 열창하여 객석을 뒤집었다.
최병학 대전예술인협회 상임위원은 특유의 하모니카 연주로 객석을 다시금 흥분의 도가니로 내몰았다. 권득용 시인 겸 대전디자인진흥원장은 자신의 명작 시인 ‘뿌리’를 낭송하여 강해인 시인의 은사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마지막 무대는 강해인, 장현순 무용가의 콜라보(collaboration)로 ‘그리운 바다 성산포’(이생진 시) 낭송하여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특히 병중인 친정어머니를 그리워하면서 흐느끼는 강해인 국제문화예술인연합회 회장에 공감하면서 함께 눈물을 닦는 모습에서 ‘과연 효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새삼 제기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효(孝)는 스스로 부모를 봉양하는 마음으로, 동양에서 충(忠)과 더불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진 가치관이(었)다.
공자, 맹자, 주자 등과 같은 유가 계열의 중국 사상가들에게는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었으며, 묵자는 효의 존비친소(尊卑親疎)적 사랑(愛)이 오히려 혈연끼리의 관계만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혈연을 통한 관계가 인간관계의 중심이 되고, 그로 인해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비판하기도 하였다.
현대에는 효의 의미가 변화하여, 단순히 부모를 섬기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자녀 간의 소통과 서로 존중하는 태도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시인이자 시 낭송가, 기자, 사회자 등 그야말로 팔방미인으로 소문이 짜한 강해인 국제문화예술인연합회 회장은 커튼콜(curtain call) 자리에서 “오늘 출연한 분들께서는 모두 재능 기부(才能寄附)로 저를 도와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다음에는 제 고향을 찾아 오늘과 같은 공연을 이어갈 것입니다.”라며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했다.
쇼핑백에 담아 나누어 준 강해인 신간 시집 [사랑, 다시 봄]이 봄날의 오후 이상으로 뜨거운 열기와 사랑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