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칭 새벽을 깨우는 남자다. 새벽을 깨우는 남자란,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는 남성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새벽을 깨우는 남자들은 아침 일찍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등 자신만의 루틴(routine)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습관은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게 하며, 성취감을 높이고 자신감을 부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새벽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생각을 정리하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경우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새벽을 깨우면서 새로운 삶을 찾았다거나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새벽 기상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며 개인의 체질과 생활 패턴에 따라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무리하게 시도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지속 가능한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오늘도 새벽 3시가 안 돼 눈을 떴다. 이처럼 ‘새벽을 깨우는 남자’가 된 지는 20년도 넘었다. 뭣 하나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숙맥, 재테크는커녕 친구와 술 말고는 아예 관심조차 없는 전형적 건깡깡이(아무 기술이나 기구 따위가 없이 맨손으로 하는 일. 또는 그렇게 하는 사람 & 아무 목표나 별다른 재주도 없이 건성 건성으로 살아감. 또는 그런 사람)로 살아온 세월이었다.
그러다 보니 가세는 기운 지 오래고 아내는 병이 들었으며 나는 더욱 폭삭 늙었다.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 싶어 마음에 채찍을 들었다. 20년 전, 모 언론사에 시민기자로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새벽 남자’로 변신을 시도했다.
혹자는 새벽에 일어나는 게 죽기보다 싫다고 한다지만 나로서는 이미 예전부터 ‘숙달된 조교’였다. 소년가장 시절, 깊은 병이 드신 홀아버지를 모시자면 나라도 부지런해야만 했다.
신문을 돌리자면 새벽에 일어나야 했으며, 나이가 좀 더 들어 노가다를 하자고 새벽 인력시장에 나가려면 역시나 새벽을 깨워야만 했다. 여하튼 그렇게 새벽을 두드리며 살아온 지 어언 20년을 넘기다 보니 지금도 새벽 2~4시면 자동 모드로 눈을 뜬다.
그러면 양치질부터 한다. 이어 눈을 깨끗이 씻고 덩달아 귀도 문지른다. 잘 보고 잘 듣고 글을 잘 쓰자는 나름 나만의 어떤 원칙주의 루틴 노하우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도구인 컴퓨터는 구입한 지 10년도 넘은 그야말로 구닥다리다. 용량이 부족하여 툭하면 에러가 나고 심지어 힘들게 써놨던 글마저 몽땅 삭제되는 일도 잦았다.
고민을 거듭하던 중 나중에 책을 내려면 내가 지금 써놓은 글을 안정된 ‘은행’에 저장해야겠다는 어떤 당연지사를 발견했다. 그곳은 바로 유력한 언론사와 지자체였다. 망하지 않는 이상 일단 저장된 내 글 역시 그곳에서는 허투루 방기하거나 망실(忘失)하지 않으니까.
덕분에 나는 지금도 20년 전에 썼던 내 글을 정당하게 소환할 수 있다. 시간이 새벽 4시로 이동하고 있다. 오늘도 홍키호테는 종일 바쁘다. 그렇지만 다 내가 좋아서 하는 ‘짓’이다.
글쓰기도 짓이다. ‘짓’은 몸을 놀려 움직이는 동작이다. 그나마 새벽마다 일어나서 이 짓이라도 하였기 망정이지 이마저 안 했더라면 오늘날 일곱 권의 저서를 가진 작가, 20분이면 200자 원고지 6매 기사를 척척 써내는 자칭 일필휘지의 기자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일도 나는 변함없이 새벽을 깨울 게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