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한국 시단에서 결성된 '육성(肉聲)' 동인은 당시 시문학의 흐름 속에서 독창적인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모인 시인들의 모임이었다. '육성(肉聲)'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소리를 키운다"는 뜻을 지니고 있었던 만큼, 이 동인들은 당시의 사회적, 정치적 상황 속에서 억눌려 있던 목소리를 문학적으로 발현하고자 했다. 비록 이들은 다음해인 1976년까지 단 두 권의 시집을 남기고 해산했지만, 그들의 시도와 노력은 당시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현대 한국의 젊은 시인들이 '육성(肉聲)'이라는 이름을 다시금 내세우며 모인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이는 과거의 문학적 유산을 계승하고, 현대적 맥락에서 재해석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과거 '육성(肉聲)' 동인이 가졌던 문학적 저항과 실험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며, 지금의 시인들도 그 정신을 이어받아 현대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시에 담고자 한 것이다. 이들은 과거의 '육성(肉聲)'을 닮고 본받으면서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맞춰 시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시의 경계를 확장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젊은 시인들이 이처럼 과거의 동인 활동을 재조명하는 것은 문학적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현재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자신들만의 해석과 반응을 담아내는 중요한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이는 옛것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담아 현재와 미래의 시문학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육성(肉聲)'이라는 이름 아래 모인 젊은 시인들의 활동이 앞으로 한국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