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한로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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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한로 독서
  • 홍경석 편집국장
  • 승인 2024.10.08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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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거짓이 없다

10월 8일 오늘은 한로(寒露)다. 음력으로는 9월의 절기로서 공기가 차츰 선선해짐에 따라 이슬(한로)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하기 직전의 시기이다. 한로 즈음은 찬 이슬이 맺힐 시기여서 기온이 더 내려가기 전에 추수를 끝내야 한다.

따라서 농촌은 오곡백과를 수확하기 위해 타작이 한창인 때이다. 한편, 여름철의 꽃보다 아름다운 가을 단풍이 짙어지고, 제비 같은 여름새와 기러기 같은 겨울새가 교체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한로와 상강(霜降, 10월23일) 무렵에 서민들은 시식(時食)으로 추어탕(鰍魚湯)을 즐겼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미꾸라지가 양기(陽氣)를 돋우는 데 좋다고 하였다. 가을에 누렇게 살찌는 가을 고기라 하여 미꾸라지를 추어(鰍魚)라 했다.

한로를 맞았으니 이제 여름과 폭염은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 대신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고 보니 독서에 매진하고 볼 때다. 오늘도 새벽부터 일어나 독서와 동무했다. 독서와 연관된 사자성어가 시글시글하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은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글을 읽는다’는 뜻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공부함을 이르는 말이다.

등화가친“燈火可親”은 등불을 가까이할 만하다’는 뜻으로, 요즘처럼 서늘한 가을밤은 등불을 가까이하여 글 읽기에 좋음을 이르는 말이다.

개권유익(開卷有益)은 ‘책을 펴서 읽으면 반드시 이로움이 있다’는 뜻으로, 독서를 권장하는 말이다. 그런데 독서, 즉 공부는 거짓이 없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라는 말처럼 ‘뜻이 어려운 글도 자꾸 되풀이하여 읽으면, 그 뜻을 스스로 깨우쳐 알게 된다’가 되기 때문이다.

가을과는 다소 배치되지만 독서삼여(讀書三餘)는 책(冊)을 읽기에 적당한 세 가지는 ‘한가(閑暇)한 때, 겨울, 밤, 비가 올 때’를 이른다. 어제는 모 유명한 변호사님을 만났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경세치용(經世致用)은 ‘학문(學問)은 세상을 다스리는 데에 실질적인 이익을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유교(儒敎)의 주장을 새삼 발견했다.

예부터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 남자(男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에 실을 만큼의 책을 읽으라는 말)라고 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책을 잘 읽지 않는다.

최근 대전 최대 규모와 최고의 역사까지 지녔던 모 서점이 문을 닫았음이 이를 증명한다. 지필연묵(紙筆硯墨)은 ‘종이와 붓과 벼루와 먹’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과거엔 이 넷을 갖춰야 비로소 글을 쓸 수 있었다.

지금은 컴퓨터만으로도 얼마든지 글을 쓸 수 있다. 한로를 맞아 새삼 독서의 중요성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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