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22일 의장 집무실에서 홍범도 장군 묘비 일부 전달식을 열고 이를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에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이번에 전달된 묘비 일부는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는 고려인 원로 김 례프 선생이 보관해 오다가 우 의장의 카자흐스탄 공식 방문을 계기로 기증한 것이다.
이날 전달식에서 우원식 의장은 “카자흐스탄 순방 중 뜻밖에 홍범도 장군의 묵직한 묘비를 전달받았을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감격을 느꼈다”며,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에서 이 묘비를 소중히 보관해 주길 바라며, 기증해 주신 고려인 동포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우 의장은 김 례프 선생이 최근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보며, 장군의 업적을 알리기 위해 이 묘비를 고국으로 보내야겠다고 결심한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김 선생의 기증은 홍 장군의 뜻과 업적을 기리려는 동포들의 염원이 담긴 의미 있는 행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우 의장은 “오늘 홍 장군의 묘비 일부를 전달하는 기쁜 날이지만, 육사 측에서 충무관 앞에 위치한 홍범도 장군 흉상을 결국 교내 다른 장소로 이전하겠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는 독립군의 흔적을 지우는 것이며, 카자흐스탄 김로만 의원을 비롯한 고려인 동포들의 뜻에도 반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묘비를 전달받은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의 박홍근 이사장은 “홍 장군 묘비가 고국으로 돌아온 것은 한-카자흐스탄 교류 협력과 홍 장군 유해 봉환을 위해 노력해 온 우원식 전임 이사장과 국민들의 염원이 모였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이어 “이번에 돌아온 것은 묘비의 앞부분이며, 뒷부분에는 ‘조선의 자유독립을 위하여 제국주의 일본 반대 투쟁에 헌신한 홍범도의 이름은 천추만대에 길이 전하여지리라’라고 새겨져 있으나 아직 행방을 알 수 없다”며, 이를 찾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후대에 전달하는 일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달식에는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관계자 중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이사장, 부윤경 부이사장, 황원섭 고문이 참석했으며, 국회 측에서는 조오섭 의장비서실장, 박태서 공보수석비서관, 구현우 국제국장이 함께했다.
홍범도 장군 묘비의 배경 홍범도 장군은 1943년 카자흐스탄에서 사망한 후 임시 묘지에 안장되었다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크즐오르다 중앙공동묘지로 이장됐다. 이후 묘지가 무너지면서 1950년대에 묘비가 다시 세워졌고, 이번에 기증된 묘비는 이때 설치된 것이다. 1982년 묘가 또다시 이장되면서 당시 세워졌던 묘비의 앞부분을 김 례프 선생이 보관해 온 바 있다. 이번에 이 묘비가 귀국함으로써 홍범도 장군의 업적을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