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 사정은 과부가 안다'는 말이 있다. 주로 비슷한 경험이나 상황을 겪은 사람들끼리 서로의 어려움이나 고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경험자는 잘 알겠지만, 책은 발간하기가 몹시 어렵다.
책을 발간하는 것은 많은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며 출판사와의 계약 및 마케팅 전략 수립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또한 책을 출간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글쓰기 능력과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도 해결해야 하며 작가로서의 인지도나 경력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울러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의 보급으로 인해 전자책 시장이 성장하면서 종이책을 발간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알리고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시도해야 한다. 오늘은 대전 MBC 갤러리(1층 로비)로 모 화가님의 작품전 취재를 하러 갔다.
지적인 분이시기에 내 저서를 미리 한 권 배낭 안에 챙겼다. 그리곤 사인을 하여 드렸다. 사실 책을 그냥 주면 안 된다. 읽지도 않을 사람, 특히 책 위에 라면을 팔팔 끓인 냄비를 올려놓고 먹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특히 책 선물을 해선 절대 안 된다.
이럴 경우, 책은 결국 찹쌀떡 이상으로 서로 철석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 아무튼 나는 취재를 갈 때 상대방에 따라 책을 선물한다. 일종의 세일즈맨십 차원이다.
“앗! 책까지 주시는 기자님은 처음 봅니다.” “오늘은 그냥 드리지만 다음엔 꼭 사보셔야 합니다.” “아무렴요!”
예전에 세일즈맨으로 명성을 날렸다. 학력보다 실력을 중시하는 판매 전문 회사는 나에게 딱 적격이었다. 전국 판매왕을 몇 번이나 석권했다. 당연히 돈도 잘 벌었다. 기고만장하여 벌인 사업에서 몇 번이나 망하는 바람에 결국 빈털터리가 되긴 했지만.
어쨌든 나는 지금도 세일즈맨 작가다운 면모를 잃지 않고 있다. 책은 발간하기도 힘들지만 출간 뒤의 세일즈맨십 견지가 더욱 중요하다. 그건 출판사와의 의리 문제도 그렇지만 내가 만든 책이니만치 다만 한 권이라도 더 팔 욕심을 지녀야 한다.
아기가 울지 않으면 엄마는 젖도 안 준다. 작가가 자신의 책을 홍보하지 않으면 뉘라서 하겠는가? '손 안 대고 코 풀기'라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과연 손을 대지 않고도 코를 풀 수 있을까.
'공수투백랑(空手套白狼)'은 중국어 속담으로 '맨손으로 늑대를 잡다'라는 뜻이다. 이를 한국어 속담으로 치자면 '손 안 대고 코 풀기'와 유사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속담은 투자 없이 고수익을 취하거나, 노력 없이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그러나 책에서는 절대로 그런 게 통용될 리 만무하다. 작가는 반드시 세일즈맨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