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가 배우기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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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가 배우기 어려운 이유
  • 홍경석 편집국장
  • 승인 2024.02.0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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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요즘 한가해요

아래의 글은 ‘데일리’라는 매체에서 발췌했음을 밝힌다. 저자는 공인혜 님이다.

= “[한국어가 가장 어려운 언어가 된 '의외의' 이유 -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외국인의 한국어 공부] 전 세계적으로 K 트렌드 열풍이 불면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도 교환학생이나 유학을 오는 학생들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또한 드라마나 영화, 노래 등을 접하며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모국어로 쓰는 우리에게 한글은 참 과학적이고 독창적인 문자이지만 다른 언어권의 사람들에게는 꽤나 어려운 문자로 분류된다고 한다.

미국의 국무부 산하 외교관 언어 연수 전문 기관인 ‘외교원구원(FSI)에서는 세계 70개의 언어를 난이도에 따라 4단계로 구별했는데 한국어는 가장 어려운 단계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만큼 어려운 한국어이다 보니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면서 멘탈이 가출하는 순간들이 꽤 많다고 한다. 과연 어떤 점들이 그들을 그렇게 힘들게 했을까?

▢ 어순이 다르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 안다’라는 말이 있듯이 (일부 외국어를 제외하고는) 외국어와 우리나라 말의 어순은 다르다. 이는 반대로 우리가 다른 외국어 회화를 할 때도 어려워하는 이유기도 하다.

국제어 영어를 예로 들자면, 영어는 반드시 주어와 동사의 어순으로 말해야 하고 주어에 따라 동사가 변한다. 하지만 동사에 해당하는 한국의 서술어는 보통 맨 뒤에 나오는 편이라 끝까지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만 한국어는 뒤죽박죽 섞여 있어도 신기하게 의미 전달이 되는 편이라 실제 회화에서 외국인들이 더 이해를 못 하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 조사가 많다

같은 문장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조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그 의미나 뉘앙스가 미묘하게 혹은 확 달라지게 되는데 한국어에서는 그 조사가 매우 많은 편이다. 그래서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 입장에서는 상황에 맞는 조사를 선택하는 게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여러분 올해( ) 새해 복 많이 받아요’라는 문장이 있을 때 괄호 안에 어떤 조사를 넣어야 할지 문제를 낸다면 우리는 보통 -도를 많이 선택할 것이다. 그런데 보기에 -만, -까지, -는, -부터 등이 포함된다면 외국인들은 다 넣어도 말이 되는데 그 뉘앙스를 알아차리기가 힘들 수 있다.

▢ 동음이의어를 구분하기 어렵다

동음이의어는 소리는 같지만 뜻이 다른 말을 뜻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소리와 글자까지 모두 똑같기 때문에 구분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먹다’라는 서술어는 음식을 먹는 것, 마음을 먹는 것, 나이를 먹는 것을 표현할 때 사용할 수 있는데 문장 속 상황을 미루어 짐작하고 문장 전체의 맥락을 이해해야만 그 문장에서 말하는 ‘먹다’의 의미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문장에 따라 문장 속 단어의 의미가 달라지면서 또 다양하게 변형되어 쓰이다 보니 외국인에게는 그 의미를 파악하고 구분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 높임말이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울 때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상위권에 늘 랭크되는 것이 바로 높임말이다. 그래서 이런 말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이 높임말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반말을 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높임 표현을 할 때 어휘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아예 사용하는 단어나 서술어의 형태가 변하기 때문에 구별해서 사용하기가 꽤나 어렵다. 즉 같은 의미라고 하더라도 친구 사이에서, 혹은 어른에게, 또 공적인 자리에서 등 사람과 상황에 맞게끔 사용해야 하는 말들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 어려운 발음이 있다

영어의 R이나 F, V, Th 발음처럼 우리도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울 때도 유독 어려운 발음들이 있고 이는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어는 명사와 조사와의 구분, 동사에 붙는 어미의 의미 파악, 또 된소리와 거센소리 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교적 딱딱 떨어지는 발음이 많다.

영어의 경우에는 혀를 굴려서 좀 더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발음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파열음(ㅂ/ㅃ/ㅍ, ㄷ/ㄸ/ㅌ, ㄱ/ㄲ/ㅋ)과 파찰음(ㅈ/ㅉ/ㅊ)을 구분하기 어려워하고 R과 Z 발음에 길들여진 외국인은 ‘ㄹ’과 ‘ㅈ’이 들어간 한국어 발음을 유독 어려워한다.

▢ 띄어쓰기가 많다

중국어에는 아예 띄어쓰기가 없고 영어는 단어마다 띄어 쓰는 정도지만 우리나라는 띄어쓰기가 매우 많다 보니 처음 접했을 때는 띄어쓰기가 매우 복잡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문장인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처럼 띄어쓰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에는 본래의 의미가 아닌 완전히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라 더욱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띄어쓰기는 한국 사람에게도 늘 헷갈리는 문법 중 하나로 ‘단어 단위로 띄어서 쓰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조사는 앞말에 붙여서 쓴다’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 관념적 의미를 담은 말이 많다

그 나라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항상 그 나라의 문화와 관습을 알고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A라는 단어가 원래 뜻 이외에 문화와 관습이 반영되어 다른 뜻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글은 매우 관념적이면서 포괄적인 언어로 본래의 뜻 외에 문화와 관습이 반영된 뜻을 가진 말들이 꽤 많은 편이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됐거나 한국의 문화나 관습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외국인이라면 그런 단어의 해석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 한자어가 많다

한글이 만들어지기 전, 삼국 시대에 사람의 이름이나 땅 이름 등을 한자로 표기했고 고려 시대 이후부터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한자를 많이 사용했다. 거의 대부분의 소리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표음문자인 한글이 만들어지면서 한자를 한글로 적어 표현했다.

이것을 한자어라고 하며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단어의 과반수는 한자어다. 그러다 보니 한글로 적혀 있거나 한글인데도 불구하고 금방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나라 사람도 이런데 심지어 외국인이면 얼마나 헷갈리고 어렵게 느껴질까?

▢ 단어의 변형이 많다

한자어를 제외한 순 한국어는 단어의 형태가 어떤 품사로 사용되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양하게 변화될 수 있다. 예를 들면 A라는 단어가 있는데 A 자체를 동사로 바꿔 사용할 수 있고 또 다른 동사를 꾸며 주기 위한 부사나 형용사, 아니면 명사를 수식하기 위한 형용사로 바꿔 사용할 수 있다.

문법적 기능을 할 수 있는 단어나 품사로 자유자재로 바꿔 사용한다는 것이 꽤 유용한 듯 들리지만 외국인의 경우에는 아예 각각 다 외워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다.

▢ 헷갈리는 발음이 있다

한글 중에는 외국인들이 발음하기에 꽤 어려운 것들이 있는데 거기에 고민거리를 하나 더 얹어주는 것이 헷갈리는 발음이다. 예를 들면 국립국어원에서는 ‘네가’에 대해서 표준 발음으로 ‘네가’를 채택하고 있지만 실제 우리는 ‘네가’ 대신 ‘너가’ 혹은 ‘니가’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표준 발음으로 외국인이 ‘네가’라고 발음했을 때 ‘내가’처럼 들릴 수도 있기 때문에 의미 전달이 잘못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유사한 발음의 단어가 있을 경우 그 의미를 파악하는 데 헷갈려 하고 크게 어려워한다.“ =

이 글을 쓰다 보니 문득 저 먼 이국 땅 우즈베키스탄에서 그 나라 대학생들도 ‘정말 배우기 힘든’ 우리 한국어 교수로 노고가 많으신 한국해외문화교류협회와 대전중구문인협회 회장이신 김우영 교수님이 떠올랐다.

김우영 교수님~ 우즈벡도 눈이 쏟아지고 있는지요? 어서 귀국하셔야 중앙시장 먹자골목에서 다시금 낮술에 취할 텐데요. 저, 요즘 한가해서 낮술 먹어도 누가 뭐라고 안 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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