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술을 지극히 사랑하는 민족이다. 다만 차가 없다 보니 음주 운전에 대한 걱정은 아예 하지 않는다. 또한 주변에서도 인심을 잃지 않은 덕분에 음주 후에는 간혹 내 집 앞까지 자신의 승용차로 태워다 주는 천사에 다름 아닌 분도 실재한다.
물론 이 경우, 그 운전자는 술을 아예 한 모금도 안 먹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금은 술 문화도 많이 바뀌어서 과거와는 사뭇 달리 2차는 아예 생략하는 경우가 잦다.
이러한 술 문화의 변화는 코로나19의 장기화 뒤 더욱 정착된 일종의 사회적 관습의 변모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술자리에 뒤늦게 온 사람에게 권하는 석 잔의 술을 뜻하는 후래삼배(後來三杯)가 엄존했다.
이럴 경우, 나처럼 애주가로서야 내심 반가웠겠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은 울며 겨자 먹기, 아니 욕하면서 술 마시기의 상궤가 원성의 숲을 이루기도 했다. ‘후래삼배 좋아하네, 완전 후레자식 같으니라고.’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언어지만 ‘후레자식’은 배운 데 없이 제풀로 막되게 자라 교양이나 버릇이 없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써 일종의 욕이었다.
아무튼 예나 지금이나 가끔은 배반낭자(杯盤狼藉, 술자리가 파할 무렵 또는 파한 뒤 술잔과 접시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모양을 이르는 말)로 술을 마시는 사람과 장소도 없지 않다고 들었다.
이른바 장야지음(長夜之飮, 밤새도록 술을 마심) 때문이다. 아무튼 비상계엄이 선포돼 전국이 혼란스러웠던 12월 첫째 주에도 음주운전을 하다 환경미화원을 치어 숨지게 한 20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5단독은 12월 3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 씨(26)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한다. A씨는 지난 8월 7일 오전 12시 53분쯤 충남 천안 동남구 문화동의 한 도로에서 작업 중이던 환경미화원 B(36) 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럼 왜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근절되지 않을까? 음주운전 사고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음주운전의 법적 측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일 경우 음주운전으로 간주되며, 2회 이상 적발될 경우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천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2회 이상 적발될 경우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천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이러한 처벌이 실제로 음주운전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집행유예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경우를 상정한 때문이다. 문화적 인식도 문제로 부각된다. 한국 사회에서는 음주가 중요한 사회적 활동으로 여겨지며, 음주 후 운전하는 것이 간혹 용인되는 경향까지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러다 신세 망친다!)
음주운전 방지 장치가 도입되었지만, 이 장치가 모든 차량에 장착되지 않거나, 장치의 사용이 의무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음주운전 사고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법적 처벌의 한계, 사회적 인식, 개인의 판단력 저하, 그리고 기술적 장치의 실효성 부족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라고 본다.
12월이 되면서 각종 모임과 소위 송년회가 꼬리를 물고 있다. 이른바 계엄과 탄핵 정국이라곤 하지만 마실 건 마시고 먹을 건 먹어야 한다.
그렇지만 음주운전만큼은 제발 하지 말자! 음주운전으로 남을 사망에 이르게까지 한다면 가해자인 당신보다 가족이 더 불행해지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