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는 머리에 뿔이 있고 수염이 난 우제류(偶蹄類) 짐승이다. 아이벡스, 마코르 염소, 베조아르 등 야생 염소도 있는가 하면 토겐부르크, 자넨종, 앵글로누비안, 보어, 코비트, 흑염소 등 가축 종도 있다.
염소가 가축화된 것은 1만 년경이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는 농부들이 가축을 함께 기르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염소는 양과 소에 비하면 고기도 가치가 낮았다고 한다.
그나마 염소젖이 쓰임새가 컸기에 가축으로 길렀지 싶다. 염소는 아무 풀이나 잘 먹는다. 식물로 만든 종이나 심지어 지폐와 담배도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대단한 녀석이다!)
몸이 대단히 강인해 질병에도 잘 견딘다고 한다. 염소 털은 섬유로 쓰이기도 하는데, 특히 인도 카슈미르 지방의 염소는 고급 천연섬유의 대명사 중 하나로 꼽히는 ‘캐시미어’ 옷을 만들 때 쓰이기도 한다.
몽골 유목민 가정에서는 원래 염소가 인기가 없었는데, 이 캐시미어가 비싸게 팔리는 것을 알고 염소를 키우는 가정이 부쩍 늘었다고 전해진다. 어제 취재를 갔다가 염소를 키우는 축사(畜舍)를 구경했다.
어른 염소는 나를 보자마자 피하려는 기색이 역력했으나 새끼 염소는 자못 당당했다. 염소에 관한 속담이 재미있다.
‘주모 보면 염소 똥 보고 설사한다’는 술을 조금도 못 한다는 의미다. ‘염소 나물 밭 빠댄다’는 식물성 음식만 먹던 사람이 모처럼 실컷 고기를 먹게 됐다는 말이다.
‘염소 물똥 누는 것 보았나’는 있을 수 없는 일을 이르는 말이며, ‘염소에 소지장 쓴다’는 엉뚱한 데 부탁을 한다는 뜻이다.
‘오뉴월 더위에는 염소 뿔이 물러 빠진다’는 음력 오뉴월 더위가 어찌나 심한지 단단한 염소(암소) 뿔이 물렁물렁하여져 빠질 지경이라는 뜻으로, 오뉴월이 가장 더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기온이 한여름을 방불케 한다. 올여름은 어찌 보내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