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2월 21일 동지(冬至)다. 동지는 태양이 적도 이남 23.5도의 동지선(남회귀선) 곧 황경(黃經) 270도의 위치에 있을 때이다. 그래서 양력 12월 22일이나 23일 무렵에 든다.
양력으로 동지가 음력 동짓달 초순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中冬至), 그믐 무렵에 들면 노동지(老冬至)라고 한다. 이처럼 우리 민족은 태양력인 동지에다가 태음력을 잇대어 태음태양력으로 세시풍속을 형성시켜 의미를 부여하였다.
민간에서는 동지를 흔히 아세(亞歲) 또는 ‘작은 설’이라 하였다. 태양의 부활이라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설 다음 가는 작은 설로 대접하는 것이다.
이 관념은 오늘날에도 여전해서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라는 말처럼 동지첨치(冬至添齒)의 풍속으로 전하고 있다.
동지는 속담도 가득 담고 있다. ‘동지가 지나면 푸성귀도 새 마음 든다’, ‘동지 때 개딸기’, ‘배꼽은 작아도 동지팥죽은 잘 먹는다’, ‘범이 불알을 동지에 얼구고 입춘에 녹인다’, ‘새알 수제비 든 동지팥죽이다’, ‘동지섣달 해는 노루 꼬리만 하다’등이 이에 속한다.
동지에는 또한 팥죽을 먹는다. 동지에 팥죽 먹는 이유는 전통적인 한국 문화와 관련이 있다. 동지는 1년 중 가장 낮이 짧은 날이며, 이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따라서, 동지에 팥죽을 먹는 것은 새로운 시작을 기념하고, 액운을 막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 팥은 나쁜 기운을 쫓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어져, 집안 곳곳에 팥죽을 뿌리며 액운을 막고, 가족이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전설에 따르면 공공 씨라는 사람이 재주 없는 아들을 두었는데 동짓날에 그 아들이 죽어 역귀가 되었다. 그 아들이 생전에 팥을 몹시 두려워했으므로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역질 귀신을 쫓는 것이다.
이 이야기가 전래된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고려 말에도 팥죽을 먹은 기록이 있어 그전부터 팥죽을 먹어왔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아내가 지성으로 다니는 사철에 가서 동지팥죽과 달력을 얻어왔다.
해마다 동지가 되면 절에서 달력까지 준다. 예로부터 동지에는 새해를 예고하는 달력을 주고받는 풍습이 있었다.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관상감에서는 이날 관청에 달력을 올렸고, 관청에서는 각 관리들에게 달력을 나누어 주었다.
이러한 풍습은 동지가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날이었음을 보여준다. ‘동지가 지나면 푸성귀도 새 마음 든다’라는 속담은 동지(冬至)가 지나면 온 세상이 새해를 맞을 준비에 들어간다는 뜻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것이다.
이제 새해는 불과 열흘 남았다. 올해를 차분히 정리하고 새로운 을사년(乙巳年)을 맞을 때다. 2025년은 '푸른 뱀의 해’라고 한다.